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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서신(19)-안식년을 마무리 하면서

 김형준

 2008-10-17 오전 4:45:00  6600

 

 

안식년을 마치면서

2007년 8월에 시작된 안식년이 이제 마감되고 다시 사역의 현장으로 가기위해
공항에 왔습니다.
이틀밤을 연속해서 짐을 싸고, 그동안 함께 했던 분들과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게 감사하는 시간과 이곳생활을 정리하는 일로 바쁘게 지내고, 이제 약간의 여유가 생긴 것 같습니다

한 해를 돌아보면 가장 큰 발견은 지현이가 어떻게 자랐는가를 알수있었고
지난 6년 아니 쉴수없었던 지난 목회사역에서 아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나와 살았는지도 알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늘 가까이 계셔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어머님을 생각하면서 자식이 무엇인지, 어머님이 인간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다시 생각하게 한 시간입니다
그리고 하나 밖에 없는 동생과 짧은 여행속에서 가족이 어떤 것인지도 다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목사안수와 더불어 결혼으로 시작된 사역에 수많은 사건과 아픔과 상실, 그리고 철저하게 인생의 벼랑끝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도록 해주신 하나님에 대한 회상과 묵상은
삶이 무엇인지, 신앙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저희 가족에게는 이제 두 번째의 미국생활입니다. 첫 번째는 공부하는 유학생으로서, 또 이민목회자로서의 생활을 보냈다면, 이번 안식년에는 그 과정이후에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서 미래를 살아가는 후배들을 살필수 있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마치 운전해갈 때 반대편 차선이 막히고 가지못할 때, 왜 막히는지를 보고 궁금해하는 그들에게 지나오면서 알게된 정체의 이유를 설명해주지못하고 빠르게 지나가야 하는 안타까움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더 깊게 심각하게 다가온 이유는 50을 넘긴 나이에서, 세월이 주는 메시지를 받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사역하며 살아갈것인가를 마음깊은곳속으로부터 깊은 고민과 더불어 느끼고 생각했기 때문같습니다.
저에게 다가온 이번 시간에 대한 회상은, 초조함도 아니고, 아쉬움도 아니고, 살아온 삶에 대한 지루함이나 지쳐버림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성취감도 아닙니다. 이 모든 것을 다 포함하면서도 설명할 수 없는 두려움과 불안을 포함한 기대와 막연함 그 자체일런지도 모릅니다
적지않은 시간을 살아오면서 삶에 대한 많은 경험과 결론을 가지고 있다고 단정지었는데 이론이 아니라 실제 피부로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무거움이 구체적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안식년을 마무리 하면서 가장 마음에 느낄수 있었던 것은
마지막 시간이라고 해서 내가 계획하거나 생각했던 대로 특별하게 보낼수 없었던 것입니다
마지막 시간이 다가옴을 보면서도 여전히 살아왔던 모습대로 살고 있는 저 자신을 보았습니다. 아니 바로 인간의 모순된 모습이었습니다.
게다가 아내와 딸을 잠시 두고와야 하는 상황에서 남편과 아빠가 떠나도 불편해 하지않도록 뭐든지 준비해주어야 한다는것도 다시 돌아보면 불과 얼마 정도만 유효할 뿐이었습니다
미국생활에 가장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에 하나인 차를 판매하는것도 결국 하지 못했습니다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가족을 보고, 내 생활을 멋지게 정리하고, 또 마지막 이미지를 잘 남기겠다는 생각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아마 내 인생의 마지막에 이런 마음이라면 정말 눈을 못감을 것 같습니다
다시 주어지지않는 기회를 생각하며 어떻게 할 수 없는 아쉬움과 후회로 가득찬 시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게다가 돌아갈 곳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더욱 그러할것입니다
나를 맞이하고,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가야할 곳, 바로 그런 것이 내 앞에 주어지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삶은 허무할것입니다
내가 할수있는것의 한계를 더 철저하게 느끼고 체험해봅니다
그러기에 나를 맞이하고 또 내가 해야할 일이 있는곳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부담보다는 또 다른 설레임으로 채워 지고 있습니다.

정말 저에게는 하프타임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당장 무엇이 나에게 있었던 변화인지 알수는 없겠지만
이 안식년의 이 시간은 나를 느낄 수 있고, 나를 바라볼수 있고, 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과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기회는 많은 분들의 인내와 희생을 통해서만 주어진다는 것을
묵상하며 사랑하는 동안의 가족들의 배려와 기다림에 감사함으로 이 시간을
마무리 합니다.

2008년 10월 16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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