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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서신(18)- 구월이 오면

 김형준

 2008-09-10 오후 11:53:00  4985

 

 

구월이 오면

- 안도현 -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저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것을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을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그대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

저에게
자신의 살아온 지난 날을 돌아보게 만들고
다가오는 시간을 기다리게 만드는
귀한 글을 따라 제 자신을 맡겨보았습니다
언젠가 부터
제가 살아온 지난 날의
아쉬움의 시간과 공간을 자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살아온 날이 훨씬 많아진
저에게 남은 시간에 대한 초조함이
자주 다가 와서는 마음에 폭풍을 일으킵니다

가끔은 강한 바람처럼 다가와서
삶의 깊은 뿌리를 뽑아버릴만큼
두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살아온 지난시간의 구멍난 중간 중간은
'자비' '긍휼' '은총' 이 아니면
메꾸어 질수 없었고
걸어올수 없었고
삶이 연결될수도 없다는 것을
마음 깊은곳으로 부터 인정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이제는 두려움이 무엇인지
불안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초조함이 어떻게 삶속에
스며드는지를
조금은 알것 같은데
그래도 아직은 안개속에서
아직 내리지못한 결론을 바라보며
헤매고 있는것 같습니다.

내가 아니라
나 아닌 다른 것에 의해
휘둘려 온 시간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나 자신이
나를 내 동댕이 치는
절망도 있었습니다

그대로 지금 내가 된것은
붙들고 있는 그 분이 항상
곁에 있었습니다
이제 조금 '함께 하겠다'
'떠나지 않겠다' 라는
약속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것 같습니다

9월입니다.
살아가는 의미와 시간의 흐름을
돌아보게 해주는
분들이 계시기에
나를 조금은 느끼며 살아갈수 있나 봅니다

시간이 변하고
공간이 변하고
생각이 변하는데
정작 느끼지 못하는 나를
일깨워주는 친구들이
감사로 남는 시간입니다.

떨쳐버리고 싶었던 친구들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던 친구들
알지 못했던 친구들
만남자체가 고통스러웠던 친구들
그들은 모두 저에게 선물이었습니다
내가 누군지,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하는...

9월이 오면
살아온 지난 날처럼 살아갈것입니다

9월이 오면
여전히 세월의 흐름앞에 휩쓸려가며
살아 갈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살아가는
그렇게 휩쓸려가는
나를 조금은 바라볼수 있을것입니다

9월의 시를 보내주신분께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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